27일~ 4월7일 세종뮤지엄갤러리 개인전
숲의 정령이 화폭에 살포시 내려 앉은 듯

대지에 굳건히 뿌리를 박고 하늘을 향해 힘껏 팔을 뻗어 지하 ,지상, 천상이라는 세 세계를 가로지르며 신의 통로 역할을 한다고 믿었던 나무. 그러기에 사람들은 예부터 나무를 신성시 했다. 모든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나무와 숲에 정령이 있다고 믿었던 이유다. 숲은 현대에 와서도 변화무쌍한 세계를 연출하고 있어 풍성한 오감체험의 산실로 예술적 감흥과 영적 심성이 생성되는 곳이다.

이같이 숲이 주는 풍부한 감성과 상상력을 심미적으로 풀어내는 류영신 작가의 개인전이 27일부터 4월7일까지 세종뮤지엄갤러리에서 열린다.

숲은 선형 요소, 색채 요소, 질감 요소들을 가지고 있으면서 삼각구도의 안정감과 원형의 원만함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직선의 강한 느낌과 곡선의 부드러움이 서로 안정되게 공존하고 있다. 계절에 따른 다양한 색채감과 조망 지점에 따라 보여주는 다양한 얼굴들이 작가에게 심미적 욕구를 촉발시킨다.

“나는 숲을 나의 회화의 근본으로 삼고 있다. 숲의 순수원형을 펼쳐내는 것이 나의 작업이다.”

그의 초기작들은 꽃을 소재로 빛과 자연을 통한 찰나의 감성이 돋보이는 기하학적 추상작품들이었다. 이후 여인이 느껴지는 나무들의 실루엣을 추상적으로 드러냈다.

2005년 전후 ‘자작나무’연작, 2010년대에 들어오면서 ‘미루나무’연작이 주류를 이룬다. 나무의 기둥,가지, 나뭇잎의 미세한 율동을 살랑이는 바람 한 줄기로 구현했다.

“미루나무를 소재로 하는 작업은 생략과 형태 변형이라는 조형어법을 통해 반추상화 형식을 추구한다. 평면적인 이미지로 압축되는 형태해석은 기존의 자작나무 연작과는 확연히 구별된다. 미루나무는 곧게 뻗은 키 큰 줄기에 비해 가지가 작아 키다리 같은 모양이다. 기하학적인 이미지로 단순화함으로써 강직하면서도 명확한 형태미를 갖게 된다.” (신항섭 미술평론가)

2011~2015년 ‘군상-숲속으로’연작은 생명의 숭고미를 부각시키고 있다. 여체의 형태가 숲을 아우르는 형국이다. 생명의 자연을 환기시켜주고 있다.

2015~2018년 ’Forest-Black hole’연작은 나무등걸의 무늬에 희노애락의 시간들을 전이시킨 작품들이다.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근작 ‘Forest Divine’연작은 숲의 골격미를 부각시키고 있다. 원초적 자연(숲)에너지의 웅장함이라 하겠다. 평면성과 색채추상의 묘미를 마음껏 즐기고 있다. 숲의 정령이 화폭에 살포시 내려 앉은 풍경이다.

“속도감 넘치는 시각적 역동성의 화면은 눈부신 색조의 원동력으로 관람자를 매료시키고 리드미컬한 페인팅 붓놀림은 독창적인 울림으로 공명하고 있다.”(루시 터커(Ruthie Tucker) 뉴욕 암스테르담 휘트니갤러리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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