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본점 앞 1000여명 투자자 모여 집회
원금 전액 배상, 김주현 금융위원장 사퇴 요구

“은행발 대국민 금융사기를 인정하고 계약 원천 무효, 원금 전액 배상하라!”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 모임 관계자들이 15일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앞에서 열린 ‘대국민 금융 사기 규탄 집회’에서 원금 전액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김아람 기자)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 모임 관계자들이 15일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앞에서 열린 ‘대국민 금융 사기 규탄 집회’에서 원금 전액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김아람 기자)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 모임 관계자들은 15일 서울 서대문 NH농협은행 본점 앞에서 ‘대국민 금융 사기 규탄 집회’를 열고 이 같은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 행사에 참석한 40대 여성 김모씨는 “저희 70대 어머니가 가입한 자금은 아버지의 산재보험까지 포함한 노후자금"이라면서 "어머니가 가입한 ELS 상품의 핵심은 1억원을 투자 했을 경우, 3가지 기초자산의 가치가 기준평가일 때 65% 이하로 하락하지 않으면 최대 1천만원, 연 4.7%의 수익을 돌려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만약 3가지 기초 자산 중 단 하나의 자산이라도 65% 이하가 된다면 그 자리에서 원금의 35%인 3500만원이 사라지는 상품이었다”며 “이 상품에 대해서 판매사가 명확하게 잘 설명했다면 누가 이 상품에 가입했겠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김씨는 “상품의 판매 과정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ELS 전문가가 과연 상품에 대해서는 제대로 이해하고 고객에게 정확하게 잘 설명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며 “보이스피싱과 다를 바 없는 대국민 사기행각이다. 사기에 속아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왜 ‘투자자’라는 프레임을 씌워 자기책임 원칙을 운운하냐”며 금융당국의 무책임을 질타했다.

집회 참여자들은 “판매정책·소비자보호 관리실태 부실과 판매시스템 차원의 불완전판매 및 개별 판매과정에서의 다양한 불완전판매가 있었다”며 “금융기관의 탐욕과 감독 당국의 방치에서 비롯된 홍콩 ELS 사태의 본질을 호도한 채 판매사의 위법한 판매, 내부통제의 부실을 금융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 모임 관계자들이 15일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앞에서 열린 ‘대국민 금융 사기 규탄 집회’에서 원금 전액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김아람 기자)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 모임 관계자들이 15일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앞에서 열린 ‘대국민 금융 사기 규탄 집회’에서 원금 전액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김아람 기자)

대부분 집회 참여자들은 ELS 사태의 주범을 시중은행으로 지목하고 금융당국에 해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금융당국이 제시한 배상 조정안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최근 당국이 제시한ELS 배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길성주 ELS 피해자모임 위원장은 "금융당국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종합해서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데, 피해자들의 입장을 거듭 보냈지만 어떠한 소통 과정도 없이 이번 배상기준이 나왔다"며 "그 내용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피해자들은 이대로라면 집단소송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길성주 위원장은 "은행으로 넘어가면 앞으로 배상은 받겠지만 수개월이 걸릴 텐데, 기준이 합당하지 않으면 집단분쟁조정에 들어가고 그래도 안 되면 집단소송도 진행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피해자들은 "금감원장 이복현은 조속히 ELS 사태 재조사하라", "국민 대상 대사기극, 원금 전액 배상하라", "금융위원장 김주현도 한패다, 사퇴하고 책임져라" 등을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집회후 참여자 수십 명은 농협은행 본점 안으로 들어가 항의성 예금인출(뱅크런)을 진행하기도 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판매사의 기본배상비율을 20~40%로 하고, 판매 창구와 가입 사례에 따라 배상 비율을 더하거나 빼는 방식으로 ‘홍콩 ELS’ 배상 기준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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